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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을 먹으면 살이찐다?
  • 작성자 : 광진한의원
  • 조회수 : 5125

한약은 그 자체로 비만을 유도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약의 도움으로 소화력이 회복됨에 따라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 살이 찔 수 있으므로
본인 스스로 음식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기운이 없다며 한약 처방을 받으러 오는 분들은 이 말을 꼭 하십니다.
"보약을 먹어도 살이 안 찌도록 해주세요."
실제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에는 보약을 먹으면
체중이 많이 늘어서 비만이 되기 쉽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보약 복용 후 체중이 늘렴 약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간의 정황을 자세하게 들어보면 한약 자체가 살찌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평소에 식욕이 너무 없었거나 영양 섭취가 적절하지 못해서 어지럽고 기운이 없던 환자들은
한약의 도움으로 소화력이 회복되면 영양 섭취 상태도 호전됩니다.
문제는 그 다음에 너무 과도하게 음식의 섭취량을 늘리게 된다는 점입니다.

최근에는 비만에 대하여 음식 섭취와의 관계보다는 비만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실제로 부모의 체형에서 자녀의 비만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비만 그 자체가 100% 유전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자라온 가정의 식사 습관이나 생활 습관을 살펴보면
일정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비만한 부모의 식생활 습관이 자연스레 자녀들에게 학습되어서 그러한 경과를 따라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간혹 한약 자체의 성분에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한약에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성분이 들어 있어서 이것을 먹으면
부작용으로 얼굴과 몸이 붓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보약에는 거의 빠지지 않는 약재인 감초의 성분 중
글리시레트산이 스테로이드 계통으로 알려져 있어서,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장기간 썼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비만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천연 상태의 감초에 들어 있는 글리시레트산은 그 양이 너무나 미미하고,
또 임상에서 감초의 사용량이 2~8g 정도임을 감안할 때, 장기간 한약을 복용한다 하여도

또한 한약 투여에 있어서 감초는 여러 가지 한약재의 약성을 완화시키거나 조화시키는 목적으로 쓰일 뿐,
환자를 살찌게 하는 목적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으므로 과용 또는 남용의 위험이 거의 없는 약재입니다.
만약 감초를 이용하여 스테로이드 호르몬과 같은 작용을 유발하려면 하루에 두세 차례,
한번에 가마솥 하나 분량씩을 달여서 장기간 복용해야 할 것입니다.

한약을 먹고도 체중이 늘까 봐 고민하는 사람들의 반대쪽에는 한약을 복용해서라도
어떻게든 체중을 좀 늘려 보려는 부류의 사람들도 있습니다.
후자의 이야기는 체중을 좀 늘려서 빈약한 체형을 면해보고자
보약을 벌써 몇 제나 먹었는데도 살이 안 찌더라는 것입니다.
이런 사례를 볼 때 한약 자체가 살찌게 한다는 말에는 비중을 덜 두어도 될 듯합니다.
보약을 써야 할 원기 허약의 상태를 정확히 진찰하여 투여하는 한약에 대해서는
비만에 대한 우려를 접어 두어도 무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