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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당뇨병엔 누엣가루를 먹어야 하나
  • 작성자 : 광진한의원
  • 조회수 : 2740

당뇨병을 고치려면 운동량이나 체중, 식습관 등을 먼저 살펴야 한다. 누엣가루를 복용하는 것으로는 필요한 만큼의 혈당을 낮출 수 없다.

만성병으로 오래 고생하는 환자들은 여기저기서 좋다는 치료법, 용하다는 의사, 그리고 민간에서 사용하는 여러 가지 약재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접하게 된다. 당뇨병 환자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주위의 친지나 친구들로부터 많은 약(양약뿐만 아니라 민간 약재까지도 포함한다)을 소개받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빈도수가 높은 것이 누엣가루일 것이다. 실제 임상에서 당뇨병 환자들을 진료할 때 이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누엣가루를 먹으면 좋은가요?"라는 질문이다. 이외에 달개비풀이나 마(산약)도 많이 언급된다.
아직까지도 민간 약재와 한약을 혼동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물론 한약과 민간 약재 모두 자연계에 존재하는 천연물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는다. 하지만 한약은 한의학적 이론을 기초로 한 진단을 통해 나온 결과에 대해 기미(약물의 성질과 맛) 이론을 통해서 약물을 선정하여 처방을 구성하는 것이고, 민간 약재란 어떠한 이론적 배경 없이 경험적으로 어느 병에는 어느 약재가 좋다는 식의 방법을 말한다.
누엣가루는 백강잠 가루를 말하는 것으로 누에가 실을 내뿜기 전에 백강 잠균의 감염에 의하여 백강병으로 뻣뻣하게 죽은 충체를 건조하여 사용한다. 누엣가루는 원래 당뇨병의 치료에 사용한 것은 아니고, 중풍으로 말을 못하거나, 소아의 경기를 진정시키는 효능을 갖는다. 달개비는 '물이 맑은 곳에서 잘 자라고 닭이나 오리가 즐겨 먹는 풀'이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인데 죽엽초, 죽계초 등으로도 불린다.
달개비는 혈당치를 내려주는 작용 보다는 물가에 자라는 식물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이뇨 작용이 있어서 소변을 잘 못보고 몸이 붓는 경우에 사용한다. 또한 마는 원래 이름이 서여로 산약이라고 한다. 이는 비의 기능을 도와 비가 약해서 오는 설사를 치료하고 폐의 기능을 도와 허약한 사람의 기침을 치료하며, 신의 기능을 도와 신기능이 약해져서 나타나는 소변빈삭을 치료한다.
이들 세 가지 약재들을 실험적으로 모두 혈당을 내려주는 작용이 인정되고 있다. 하지만 혈당을 내리는 정도가 현재 서양의학에서 사용하는 경구혈당강하제에 비해서는 약하다. 따라서 혈당을 낮출 목적으로 이들 약재를 달여 먹는 것은 그리 권장할 만한 것이 못된다. 특히 누엣가루는 혈허한 사람, 달개비는 몸이 차고 열이 없으며 소화 기느이 약한 사람, 마는 몸에 습이 많고 배가 그득한 사람의 경우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각각의 약물이 갖는 성질을 잘 파악한 후에 체질에 맞게 복용을 해야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식사량과 음식의 선택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체중은 잘 유지되고 있는지, 쓸데없는 일로 스트레스 받는 것은 아닌지, 최근 들어 혈당을 상승시킬 만한 약물을 먹었는지를 살펴서 이를 교정해야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는 것이다.